15년 잠들었던 2011년 지갑이 움직였다…50만 3,000% 수익률의 비트코인
2011년 이후 한 번도 건드려지지 않았던 비트코인 주소가 8월 29일 10 BTC를 옮겼습니다. 네트워크에서 가장 오래된 물량들이 최근 잇따라 움직이는 흐름에 하나가 더해진 것입니다.
이 코인들은 약 15.2년간 잠들어 있다가 세계협정시(UTC) 기준 오전 7시 34분경 비트코인 블록 964,539에서 전송됐습니다. 블록체인 기록상 해당 블록은 파운드리 USA(Foundry USA)가 채굴했고 4,682건의 거래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 지갑이 처음 비트코인을 받은 것은 2011년 6월 17일로, 당시 BTC 가격은 개당 15달러 안팎이었습니다. 이번 전송 시점에 10 BTC의 가치는 약 77만 7,000달러였습니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 데이터를 여러 업계 매체가 인용한 수치입니다.
2011년 취득 추정가 대비 약 50만 3,000% 상승한 셈입니다. 다만 이 숫자를 확정된 실현 수익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지갑 사이에서 코인을 옮겼다는 사실만으로 매도가 이뤄졌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8월에 몰린 장기 휴면 비트코인 이동
이번 거래는 8월 들어 나타난 더 큰 흐름의 일부입니다. 10년 넘게 비트코인을 보유하던 여러 주소가 잇따라 활성화됐습니다.
이달 초에는 2012년 12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85 BTC가 약 13.6년 만에 움직였습니다. 전송 시점 가치는 약 540만 달러였습니다. 이 밖에 2011년 6월에 형성된 8.54 BTC, 같은 달에 받은 10.74 BTC의 이동도 있었습니다.
더 큰 규모로는 2012년 8월부터 보유돼온 212 BTC가 움직였는데, 당시 가치는 약 1,370만 달러였습니다. 며칠 뒤에는 2011년 7월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132.31 BTC를 담은 주소들도 활성화됐습니다. 당시 시세로 1,000만 달러가 넘는 규모입니다.
아주 오래된 지갑이 갑자기 온체인에 다시 등장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2025년에는 2009년에 채굴된 비트코인이 10년 넘는 침묵 끝에 움직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장기 보유자들이 거의 유통되지 않는 물량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이 최대 공급량의 약 95%가 채굴되는 지점에 가까워지면서, 기존 보유자들의 행동은 시장 유동성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신규 발행이 줄어들수록 영향력이 보유자와 기관, 그리고 시장 수요 쪽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8만 달러를 향한 반등 속에 움직인 오래된 코인들
이번 활동은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회복되는 시기에 나왔습니다. BTC는 8월 30일 7만 8,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됐습니다. 주 초반 잠시 8만 1,000달러 위로 올라선 뒤였고, 7월 저점에서 상당한 반등을 거친 상태였습니다.
6만 달러 초반대에서 8만 달러를 향한 이번 랠리는 공매도 청산, ETF 수요, 약해진 달러가 함께 떠받쳤습니다. 로이터 역시 8월 하순 상승을 달러 약세와 미 국채 정책 변화 속에서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난 흐름과 연결지어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대형 보유자들의 행동이 일방적으로 약세를 가리키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1만 BTC 이상을 보유한 지갑들은 거래소 거래량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수만 개 단위로 코인을 늘렸습니다. 휴면 보유자가 코인을 옮기는 한편 다른 고래들은 매집하고 있다는 이 대비가, 오래된 지갑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매도 신호로 볼 수 없는 이유를 보여줍니다.
전송은 매도일 수도 있지만 수탁 구조 변경, 상속, 지갑 보안 업그레이드, 단순 통합일 수도 있습니다. 거래소나 식별 가능한 목적지로의 이동이 확인되지 않은 이상, 8월 29일의 이 거래는 초기 보유자가 시장을 떠났다는 증거라기보다 오랫동안 잠겨 있던 비트코인 물량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