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크레딧쿱 스테이블코인 대출, 정산 25억 달러 지원” — 비자 자체 집계
비자가 크레딧쿱이라는 업체의 스테이블코인 대출이 2023년 이후 25억 달러 넘는 카드 정산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카드사가 고객 결제 대금이 들어오기 전에 비자에 매일 정산해야 하는 돈을, 이 대출이 미리 대주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비자 자체 설명이며 독립적인 감사를 거친 것은 아닙니다.
핵심 요약
- 비자는 크레딧쿱(법인명 CMBT 랩스)의 스테이블코인 대출이 2023년 이후 누적 25억 달러 넘는 카드 정산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 이 25억 달러는 대출 잔액이나 매출이 아니라 순환 자금이 여러 번 빌리고 갚히며 쌓인 누적 유통 규모다.
- 수치의 출처는 비자가 아니라 크레딧쿱이며, 비자는 이를 설명만 할 뿐 대출을 직접 실행하거나 온체인에서 직접 정산하지는 않는다.
비자가 설명하는 구조
비자는 9월 8일 최종 갱신된 설명 자료에서 크레딧쿱의 스테이블코인 대출이 2023년 이후 누적 25억 달러 넘는 자금을 조달해 비자에 대한 일일 정산 의무를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 기간의 시작점은 2023년이며, 이 달러 총액의 종료 시점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숫자는 특정 시점의 스냅숏이 아니라 계속 누적되는 집계치로 봐야 합니다.
이 수치는 비자가 직접 검증한 것이 아니라 크레딧쿱 쪽이 제공한 수치라는 점을 비자 스스로 각주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기초가 되는 대출 자체에 대한 독립적인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구분이 있습니다. 비자는 이 대출이 카드 정산 자금을 지원했다고 말할 뿐, 정산 자체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졌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자가 설명하는 상품은 스테이블코인 표시 회전 신용 한도로, 정산받을 채권을 담보로 잡습니다. 회전 한도는 다시 갚으면 한도가 복원되는 신용카드 한도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목적은 타이밍을 맞추는 것입니다. 카드사는 매일 비자에 정산해야 하지만 고객 결제 대금은 나중에 들어오기 때문에, 이 대출이 그 사이 공백을 메우고 카드 이용자의 결제 대금이 들어오면 다시 상환되는 구조입니다.
비자에 따르면 상환 대금은 크레딧쿱의 스마트컨트랙트인 스피것을 거쳐 흐릅니다. 이 자동화 프로그램이 이자와 신용 한도 복원분을 먼저 처리한 뒤 나머지를 차입자의 운영 계좌로 보낸다는 설명입니다. 크레딧쿱은 등록된 제3자로서 비자의 일일 정산 파일을 인가받아 전달받으며, 비자는 이 파일과 온체인 이력을 근거로 한도를 산정하고 자금을 집행하며 상환을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비자의 역할은 이 구조를 설명하는 데 그친다는 점도 짚어둘 대목입니다. 비자가 직접 대출을 실행하거나 자금을 빌리거나 블록체인에서 직접 정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가적인 운영 세부사항은 사실로 단정하기 전에 별도 확인이 필요합니다.
레인이라는 구체적 사례
비자가 이름을 밝힌 차입자 중 하나는 레인입니다. 비자에 따르면 레인은 2023년 8월부터 크레딧쿱의 회전 신용 한도를 통해 매일 비자 정산 의무를 조달해왔고, USDC(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를 활용해 누적 약 20억 달러 규모의 정산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플랫폼 전체로는 2026년 8월 19일 기준으로 온체인에서 실행된 차입 이벤트가 3,000건 넘고 상환 이벤트는 9,000건 넘는다고 비자는 밝혔습니다. 상환 건수가 차입 건수보다 많은 이유는, 하나의 대출이 여러 카드 이용자에게 자금을 지원한 뒤 그 상환이 여러 차례에 걸쳐 배치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비자가 공개한 레인 관련 표에는 지금까지 낸 이자가 “158만 달러 이상”이라고 돼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차입에 든 비용일 뿐, 이 숫자만으로 연이율을 계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25억 달러가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이 헤드라인 수치는 2023년 이후 조달된 카드 정산 자금의 누적치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회전 자금이 여러 차례 빌리고 갚히기를 반복한 누적 유통 규모이지, 남아 있는 대출 잔액이 아닙니다. 매출도 아니고 연간 정산 거래량도 아닙니다.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비자는 측정 방법론, 모든 수치에 대한 명확한 집계 마감 시점, 연도별 세부 내역, 대출을 뒷받침하는 손실 보호 장치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비자는 연체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지만, 발표 직전에 이 상태를 다시 확인해달라고 크레딧쿱에 요청했다는 내용도 각주에 함께 적어뒀습니다. 비자는 일부 프로그램에서 차입 비용을 최대 30%까지 낮췄다고도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금리나 산출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두 주장 모두 비자 자체 설명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카드사들의 스테이블코인 확장 흐름 속에서
이런 온체인 정산 자금 조달은 카드 네트워크들이 스테이블코인 쪽으로 사업을 넓히는 더 큰 흐름의 한 갈래입니다. 비자는 앞서 자사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가 연환산 2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을 약 160개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반 크립토 보유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요점은 단순합니다. 이건 토큰이나 투자 상품이 아니라 결제 인프라의 뒷단 배관 같은 이야기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인 결제 인프라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25억 달러라는 숫자는 어디까지나 비자 스스로 밝힌 주장이라는 점에서 감사받은 결과치가 아니라 규모를 가늠하는 참고 지표로 읽어야 합니다.